겨울 바다에서 만난 질문들우리는 왜 끊임없이 바다를 찾아가는 걸까? 특히 이렇게 차가운 겨울날에도. 창가에 부딪히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차를 몰았다. 도시를 벗어나 바다로 향하는 길은 한적했다. 오늘따라 유난히 회색빛 하늘이 낮게 깔려있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내 마음을 편하게 했다.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주말 아침, 바닷가 주차장에는 몇 대의 차만이 외로이 서 있었다. 차 문을 열자마자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삼십 년 전, 처음 이렇게 겨울 바다를 찾아왔었지.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더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했다. 모래사장을 걸으며 발자국을 남긴다. 뒤돌아보니 그 자국이 파도에 씻겨 사라지는 게 보인다.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은 걸까? 우리가 남긴 흔적들은 결국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