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의 술자리 화제가 '자식 대학'에서 '부모님 병원'으로 바뀔 때사십 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친구들과 모여 앉으면 늘 아이들 학원 이야기나 집값, 주식 이야기가 안주였다.그런데 오십 줄에 들어서고 중년의 한복판을 지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술자리의 공기가 사뭇 달라졌다.누구네 아버님이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다거나, 누구네 어머님이 초기 치매 진단을 받아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했다는 이야기가 남의 일처럼 들리지 않는 나이가 된 거다.명절이나 주말에 본가에 들를 때마다 부쩍 작아지신 부모님의 등 뒤를 보며, 나 역시 마음 한편에 늘 무거운 숙제 하나를 얹어두고 살았다.그러던 얼마 전, 친한 친구 녀석이 수척해진 얼굴로 전화를 걸어왔다. 어머님 장기요양 3등급 판정이 나왔는데, 당장 맞벌이 부부라 낮 동..